미국에서 쓰기 아까운 돈중에 하나가 미용실서 쓰는 돈이라서요, 집에서 염색만 하다가 뭔가 2% 모자란 듯한 느낌에 시달리다가 충동적으로 구입한 하이라이트 제품이에요. 일명 블리치. 월그린 세일할때 6불에 주고 샀어요.
약뭍혀 바르는 기다란 도구가 들어있는데요, 조그맣게 보이는 저 초록색의. 거기다 약을 짜서 머리 뿌리부분부터 아래까지 빗어내리면 된다, 아주 간단하다, 라고 써 있다죠... 말이 쉽지.
제 머리카락은 길어서 (브라끈 조금 아래) 끝까지 빗어내리기엔 팔이 도움을 안 줬구요, 머리카락 뿌리부분부터 끝까지 한번에 샥~ 내려오면 될 정도록 약의 량도 적당히 "도구"에 뭍혀지지 않았어요. 중간에 끊어지고 끊어지고, 여러번 끊어진 부분부터 다시 이어바르기를 해야했어요. - 참 말이 헤깔리죠? -
나중엔 약이 남는듯 해서 "에라~ 모르겠다, 많이 뭍히면 더 잘돼겠지~" 하면서 머리카락 윗부분에 잔뜩 발랐죠. ㅠ,ㅠ
제가 원했던건 그림처럼 얼룩말같은 무늬가 생기게 하려는 거였는데.. 완전 오바했죠.
머리카락 조금 잘라서 테스트했을때는 50분이나 지나야 "변했지? 변한것 같네", 한 느낌을 줘서 실제로 할때도 오래해야 하나보다, 라고 나 혼자만의 착각을 한것이 큰 실수였구요. 설명서에는 길게 잡아도 30-40분 이었던듯...
처음 바르기를 시작한 시간부터 50분이 뭐에요, 30분이나 좀 넘었을려나.. 다행이 계속 거울을 보고 있었거든요, 머리카락 색깔이 노릇노릇 해지는게 눈으로도 보이더라구요.
난 이제 망했구나. ㅠ,ㅠ
얼른 머리감고 거울 보고 또다시 ㅠ,ㅠ
직접 머리에 바르면 머리가 뜨뜻하니까 색이 빨리 변한다는걸 모기 눈썹만큼도 생각하지 못한거죠.
그 날로 가서 6불주고 불그스레한 색으로 다시 사와야 했어요.
(제가 또 빨간색 계통을 좀 좋아하는지라.. ^^;)
그래도 쓴돈이 아까워서 곧 바로 색을 입히지 못하고 "일주일은 버텨보자" 하고 맘을 굳게 먹고 룰루~ 랄라~ 돌아댕겼답니다.
그러고부터 얼마 후..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요.
사람들이 머리색깔 이뿌다고, 어떻게 했냐고 마구마구 물어봐줍니다. v(^^)v
일주일 정도 지나지까, 머리 몇번 감고 나니까, 좀 자연스러워 지더라구요. 지금은 꽤 만족하고 있어요.
잘보면 조금 얼룩덜룩하긴 한데 누가 그렇게 자세히 볼일도 없으니까요.
처음하는거면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하겠구요, 익숙해지고 나면 여전히 미용실 갈 일은 없을듯 합니다.
별 네개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