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시절, 문학선생님께서 떼제의 노래를 들려주시며 흘러가듯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죠.
학교가 미션스쿨이기도 했고, 저도 카톨릭은 전혀 접해보지 못한 크리스챤이라 정말 생소했어요.
그러면서도 괜히 끌려서 이것저것 찾아봤었죠.
제가 그곳에 정말 가게될 줄은 몰랐다니깐요.
그러다 지난 겨울, 터키, 이집트 여행을 계획하고
동행했던 언니가 '죽어도' 파리에 가야겠다고 하길래
이집트에서 파리까지 편도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그 때, 불현듯 떠오른 곳이 떼제였어요.
'아, 떼제에 갈 수 있겠구나.'
마약과도 같던(!) 이집트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 바로 혼자 떼제로 향했어요.
리옹역에서 떼제에 가는 기차표를 끊는데 역무원이 기도하러가냐며 기분좋은 웃음을 짓더군요.
떼제로 향하던 길, 졸다가 역을 놓치는 바람에 예전에 위니님이 갔다오셨던 그로노블까지 갔다가
그렇게 떼제로 갔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겪은 그 모든 경험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고요해서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단순함, 소박함, 그리고 고요함.
침묵속에서 이루어지는 간절한 기도.
그러면서도 각국에서 모인 젊음의 열기가 느껴지는 그룹모임에 참여하고.
쉬는시간에는 프랑스 시골마을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며 산책을 하고.
설거지할 사람, 화장실 청소할 사람. 너도나도 손을 들어 봉사를 하고, 물 튀기며 장난을 치고. 토론을 하고.
아름다운 떼제의 노래를 부르고.
무엇이 제일 좋았다.라고 말하기가 힘들정도로 그 모든 것이 다 좋았어요.
새벽 7시 미사와 저녁 예배시간의 침묵의 기도. 로제수사님의 축복.
그리고 아침 브리핑에서 영어와 불어로 듣는 인생의 질문.
끝없이 이어지던 생각과 그 생각을 풀어가던 소그룹 대화시간.
재미있는 주제로 이어졌던 워크샵.
너무간단한 식사와 끝없이 주어지던 애플티와 코코아.
주변 마을을 산책할 때의 그 고즈넉함. 울려퍼지던 은은한 종소리.
기회가 된다면 꼭, 또 가보고싶은 곳이에요.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홈페이지에 가보세요. www.taize.fr
(이렇게 쓰니 꼭 광고하는 것 같네요. 후후)
동양인들이 꽤 드문 곳이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사람은 끊이지 않는다고해요.
한국인 수사님도 계시구요.
-전 우연찮게도 한국 사람이 한명도 없을 때 떼제에 들어갔지만요.
(맨 처음 사진은 떼제 예배당 안의 모습이구요.
두번째 사진은 공동체 주변 마을을 산책하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너무 아름답죠?
세번째 사진은 식당으로 쓰는 홀에서 찍은 제 사진입니다.^^;)